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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 어느 날 아침, 불쑥 찾아 온 "흰 머리를 보며.." - 친구가 보내 준 자료

꼭두쇠- 2015. 10. 30. 13:39




 

 

불쑥 찾아 온 흰 머리를 보며..... 

 

 

 

어느 날 아침

소리 없이 찾아 온 네가

나는 놀라웠다.

 

유난히

햇빛에 투명하게 빛나는 네가

나는 미웠다

 

그냥 보면

이쁜 빛깔의 네가

나는 참 싫었다

 

그렇게
한녀석, 두녀석 찾아 오는 것이
나는 참 귀찮았다

 

그렇게 다가 온 네가
하나 둘 자리를 잡아
이제는 내가 되어 가는구나

 

그 수 많은 날들을 지나
나를 찾아 온 너
세월의 흐름을 알려 주는 너를
나는 밀어 내고만 있었구나

 

가을 햇볕에
훈장처럼 빛나는 너는
긴긴 세월 멋지게 잘 살아 왔노라
가을 바람에 살랑이며
속삭여 주는구나

 

잘 살았다
참, 잘 살았다.

 

지난 한 세월,
수줍던 나는
새초롬한 나는,
반짝이던 나는
억척스럽던 나는 이제

너로 인해 은은히 빛나는 구나

 

인생의 가을
어디쯤 다가 온 
그렇게 밉던 네가..
그렇게 싫던 네가..


이제는 내가 되어
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나
은빛으로 은빛으로 속삭이는 구나....

 

 

-2015년 가을 아침 흰머리를 보며-